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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역] 여름이 어울리는 라멘. 서울역 '유즈라멘' - 유즈츠케멘 본문

고독한 애어른(음식 탐방)

[서울역] 여름이 어울리는 라멘. 서울역 '유즈라멘' - 유즈츠케멘

카이마스 2021. 2. 14. 15:20

지난번에 이어 이번에는 츠케멘을 먹어보기 위해 방문한 '유즈라멘'.

개인적으로 국물이 없는 면 요리를 좋아해서 기대가 컸던 만큼 한편으로는 그 기대에 못 미칠까 봐 조금 걱정스러운 마음도 있었다. 라멘과 츠케멘은 완전히 다른 음식이라고 해도 좋을 만큼 각각 두드러지는 특징이 상반되는 음식이라 지난번에 먹었던 시오라멘이 맛있었다고 해서 츠케멘도 맛있을 거란 보장은 없었기에 걱정 반 기대 반의 마음으로 유즈라멘을 찾아갔다.

 

 

 

 

[서울역] 산뜻하게 먹을 수 있는 라멘. 서울역 '유즈라멘' - 시오유즈라멘

내게 있어 보통 일본식 라멘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단어는 '묵직함'이다. 돼지, 닭과 같은 동물성 기름으로 진하게 뽑아낸 육수가 일본식 라멘의 핵심이자 가장 중요한 포인트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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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 번째 방문이라 가게 외관 사진은 생략.(가게 외관이 궁금하다면 지난 포스팅을 확인)

 

점심시간에 맞춰서 찾아간 탓인지 사람들의 대기줄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었다. 지난번에는 별관이 있었다는 사실도 몰랐는데, 이번에 방문해 보니 사람들이 몰리는 시간에는 바로 옆 건물 1층을 별관으로 사용하는 것 같았다.

그 덕에 30분 만에 유즈츠케멘을 맛볼 수 있었다.

 

빨간 소스가 인상적인 유즈츠케멘(12000원).

보통 츠케멘은 식당마다 면과 소스가 뜨거운지 여부가 각각 다르다. 내가 자주 가는 합정역의 츠케멘 식당은 면은 차갑게, 소스는 전용 화로까지 사용해서 마지막까지 뜨겁게 유지시켜 주거나, 또 어떤 식당에선 면은 막 삶아내어 뜨겁게, 소스는 차갑게 나오기도 한다.

유즈라멘은 면과 소스가 둘 다 차가운 상태로 나오는데, 그래서인지 겨울보다는 여름에 더 어울리는 느낌이 강했다.

맛을 보고 나서는 그런 느낌을 더 강하게 받았는데, 차갑게 식힌 덕에 국물이 있는 라멘보다 탱탱함이 두드러지면서도 유자가 들어가 상큼함이 감도는 면발과 비빔국수를 연상시키는 매콤 새콤한 소스의 조합이 마치 쫄면을 먹는 듯한 느낌을 주었다. 이곳의 츠케멘 소스는 내가 다녔던 식당보다 소스의 양이 조금 적은 편이었는데 그만큼 더욱 간의 세기가 강했다. 면발을 끝까지 푹 적셔 먹기보다는, 살짝 담가서 찍어먹는 느낌으로 먹어야 간이 적당할 것 같았다.

고명은 루꼴라, 김, 멘마, 아지타마고, 챠슈로 시오라멘과 똑같은 고명을 사용하는데 위화감 없이 츠케멘과도 잘 어울리는 조합이었다. 특히 루꼴라 특유의 강한 향이 전체적으로 맛이 강한 츠케멘과 더욱 잘 어울리는 느낌이 들었다.

 

사이드 메뉴로 주문한 가라아게(5000원).

사이드 메뉴는 메인 메뉴에 맞춰 가라아게로 했는데 예상대로 조합이 꽤 괜찮았다. 같은 튀김류라도 지난번의 교자보다는 가라아게 쪽이 츠케멘과 더 어울린다고 생각한다.

츠케멘의 상큼함이 가라아게의 기름진 맛을 깔끔하게 씻어내주고, 육즙 가득한 가라아게의 묵직함이 츠케멘의 조금 부족한 만족감을 채워 줄 수 있는 조합이었다.

 

소스까지 깔끔하게 완식

개인적인 평가는 5점 만점에 5점

그동안 내가 먹어봤던 츠케멘 중에선 단연 1등을 치부해도 좋을 맛이었다. 보통 여름 한정 메뉴인 경우가 많은 츠케멘인 만큼 이보다 더 여름이라는 계절에 어울리는 츠케멘은 없을 거 같다. 사이드 메뉴인 가라아게도 육즙이 가득 느껴질 만큼 만족스러웠고 츠케멘과의 조합도 아주 좋았다.

이후에 여름이 되면 반드시 재방문할 예정인 맛집이었다.

 

P.S : 츠케멘은 다른 메뉴와는 달리 면의 리필이 불가능하다. 대신 처음 키오스크에서 주문 시에 중(中), 대(大)로 양을 선택할 수 있으므로 참고할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