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삭바삭의 장난감 상자

[코엑스] 잇더서울 2019 특집 - 2회차 방문기 본문

고독한 애어른(음식 탐방)

[코엑스] 잇더서울 2019 특집 - 2회차 방문기

카이마스 2019. 12. 25. 22:06

크리스마스 이브날. 저녁도 먹을 겸해서 퇴근하고 곧바로 잇더서울 2회차 방문을 위해서 코엑스로 향했다. 운좋게 버스를 곧바로 탄 건 좋았지만, 역시 크리스마스 이브라서 그런가 도로가 엄청나게 막혔다. 차라리 걸어가는 게 빠르겠다고 생각해서 도중에 하차한 후, 천천히 시끌벅적한 거리를 걷기 시작했다.

코엑스가 도착해 보니 역시나 저녁에도 사람들로 바글바글했다. 다행히 날씨가 그리 춥지 않아서 줄서는 동안 추취에 떨 일은 없겠다고 안심했다.

 

잇더서울 2회차 첫번째 pick은 '카린지'의 '비빔카레우동'과 '카츠샌드'였다.

 

국물없이 비벼먹는 비빔우동 + 카레의 조화. 비빔카레우동(9900원). 단순함의 미학. 카츠샌드(7900원)

일본어로 마제소바 라고 불리는 비빔우동은 이전에도 여러 음식점에서 먹어본 적 있었지만 카레가 들어간 비빔우동은 처음 먹어봤다. 비빔우동이라고 해서 우리가 아는 비빔국수처럼 매콤한 맛일 거라고 생각해선 안된다.

다진 고기가 들어간 특색있는 소스와 날달걀로 인해서 걸쭉함을 넘어 약간 찐득함이 느껴질 수도 있지만, 평소에는 맛볼 수 없는 특이한 맛이라는 건 틀림없다. 일반 비빔우동에서 느낄 수 있는 느끼함을 카레로 잡아 순식간에 후루룩 먹을 수 있는 맛이다.

같이 주문한 카츠샌드는 식빵과 소스, 그리고 돈까스라는 단순하지만 조합의 음식이다.

하지만, 그만큼 음식의 핵심 재료인 돈까스의 질에 따라 맛이 천차만별로 바뀌는 음식이기도 하다. 개인적으로 카츠샌드의 돈까스는 위의 사진처럼 지방이 붙어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야 하나의 음식에서 다른 식감과 다른 맛을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지방을 튀겼다고 해서 느끼할 거라 생각하면 오산이다. 한 번 먹게되면 씹을수록 지방에서 느껴지는 고소함에 빠져들게 된다.

 

두번째 pick은 '음머그릴'의 '직화 그릴 스테이크'였다.

 

잇더서울에서 유일하게 스테이크를 판매하는 곳. 직화 그릴 스테이크(9900원)

원래는 황금비율 스테이크라는 걸 먹어보고 싶었지만, 가격의 압박이...

주문시 바로바로 굽기 시작하기 때문에 시간은 좀 걸릴지 몰라도 그만큼 맛은 보장할 수 있다. 지난번에 소개했던 '돈이찌'의 스테이크 덮밥과 비슷한 미디움웰던의 굽기가 만족스러웠다. 특이하게도 이곳은 스테이크와 곁들이는 음식으로 피클이 아닌, 양념을 씻어낸 '묵은지'가 함께 나온다. 오이 알레르기 대문에 피클을 먹지 못하는 나로썬 이 묵은지가 굉장히 마음에 들었다.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있어서 고기와 김치 조합을 싫어하는 사람은 거의 없지 않을까 싶다.

하지만, 스테이크에 비해 함께 나오는 감자튀김은 조금 불만족스러웠다. 스테이크는 주문 즉시 구워주지만 감자튀김은 미리 튀겨놓는 건지 굉장히 딱딱한 것과, 눅눅한 것이 뒤섞여 나왔다. 고기와 함께 감자튀김도 같이 튀기려면 소요되는 시간이 더 길어지기 때문이라는 건 이해하지만, 그래도 좀더 신경써 줬더라면 어떨까 싶었다.

 

마지막 세번째 pick은 '지노스 피자'의 '뉴욕피자 세트'였다.

뉴욕스타일 페퍼로니 피자와 치즈 피자가 함께 나오는 뉴욕피자 세트(7000원)

이날 먹은 것 중 가장 가격이 쌌지만, 가장 푸짐한 양을 자랑했던 뉴욕피자 세트.

수요미식회에서도 다루었던 곳이라고 하는데, 뉴욕스타일을 자칭하는 만큼 우리가 일반적으로 먹는 체인점의 피자보다는 도우가 얇고, 토핑 종류도 많지 않다. 하지만 맛은 다른 피자에 비해 결코 밀리지 않는다. 토핑 종류가 적은 대신 토마토 소스의 맛을 훨씬 진하게 느낄 수가 있어서 피자의 정석을 맛본다는 느낌이 들었다. 피자가 나오고 나서 마지막 한 입을 먹을 때까지 뜨거움이 유지되고 있었고, 가성비 기준으로 양도 푸짐해서 여럿이서 나눠먹기에 좋은 메뉴 같았다.

주의할 점, 처음 피자를 받고 나서 곧바로 덥석 한 입 물지 말 것. 입 천장 다 데인다.(나처럼...)

 

이번까지 2회차 방문으로 대부분의 목적이었던 맛집은 다 경험할 수 있었다. 아마 3회차 방문을 하게 된다면 우선순위에서 밀렸었던 곳과 더불어 디저트 체험 위주로 돌지 않을까 싶다.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