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동] '스푸파2' 에서 나온 엄청난 크기의 이색 면발. 명동 '대시안' - 뱡뱡면

오랜만에 나의 최애 프로그램 중 하나인 '스트리트 푸드 파이터 2'의 재방송을 보게 되었다.

그 중 '유포면'이라는 음식이 나왔었는데 몇몇 사람들에겐 '뱡뱡면'으로 잘 알려진 음식이다.

나는 스푸파에서 뱡뱡면을 소개하기 몇 년 전에 우연히 알 게 되어 국내에서 먹을 수 있는 곳이 없을까 찾아봤었는데 그때는 인천에 1곳, 그리고 부산에 1곳에서만 뱡뱡면을 판매하고 있어서 굉장히 아쉬었다.

그러다 1년 전에 인천의 있던 음식점이 명동으로 이전했다는 소식을 우연히 접하게 되어 그날 바로 명동에 찾아갔었고, 그것이 뱡뱡면과 나의 첫만남이었다.

오늘 소개할 맛집은 국내에서 몇 안되는 뱡뱡면을 판매하는 곳. '대시안'을 소개하도록 하겠다.

 

 

명동 맥도날드 옆 건물 4층에 위치한 '대시안'. 거리에서 간판만 보고 찾아가기엔 조금 힘들다.

정문 하단에 붙어있는 스푸파 포스터는 해당 방송이 나간 다음 날 바로 붙어있었다.

(이때 음식점 하시는 분들도 모니터링이란 걸 한다는 걸 실감했다.)

한국 사람들보다는 현지에 거주하시는 중국인 분들이 더 많이 찾는 곳이다. 실제로 나 역시 이곳에선 한국인보다는 중국인들의 모습을 더 자주 볼 수 있었다. 그래서인지 현지의 맛이라는 느낌을 더 받는 곳이기도 하다.

점원 분도 한국어보다는 중국어가 더 익숙하다는 느낌이므로, 주문 시에는 되도록 정확한 발음으로 주문하는 게 좋다.

단, 주의해야 할 점은 음식이 나오면 해당 주문번호를 중국어로 알려주기 때문에, 나처럼 중국어 까막눈은 눈치 껏 픽업해야 한다는 문제가 있다.

(적어도 영어로 말해주면 훨씬 편할텐데...)

이 날 내가 주문한 음식은 '뱡뱡면 매콤한 맛'. 그외에도 고기맛, 야채맛, 짜장맛이 있어서 취향대로 고르면 된다.

 

커다란 그릇에 나오는 뱡뱡면. 마치 평소에 먹는 국수를 그대로 확대한 듯하다.

사진 상으로는 잘 모를 수도 있지만, 테이블과 비교해 보면 그릇이 엄청나게 큰 것을 알 수 있다. 뱡뱡면을 비롯한 중국 시안의 열 가지 특이한 문화 중 하나가 커다란 그릇이기 때문에 이런 그릇에 제공한다.

처음엔 너무 큰 그릇에 위화감이 들거나 먹기 불편하겠다는 생각이 들 수도 있겠지만, 커다란 면발의 특성상 작은 그릇에서는 내용물을 비비는 과정에서 여기저기 소스가 튀었을 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중국 시안 사람들은 그러한 불편사항까지 감안해서 이렇게 커다란 그릇을 사용하는 건지도 모르겠다.)

뱡뱡면의 또다른 이름인 유포면(기름을 부은 국수)의 뜻처럼 기름을 즉석에서 부어넣는 음식인 만큼 고추기름의 냄새가 강렬하다. 별다른 소스 없이 기름만 들어가서 느끼할 거라는 생각이 들수도 있지만, 같이 들어가는 적당하게 삶아진 채소의 아삭함과, 고추 등의 향신료가 어우러져 의외로 느끼한 맛은 강하지 않다.

무엇보다도 뱡뱡면의 핵심인 면발과의 조화가 아주 좋다.

 

허리띠처럼 넓은 면발. 한 가닥도 입에 다 넣기 힘들다. 

이전에 포스팅했던 도삭면과 비교하자면 도삭면은 칼국수에 가깝지만, 뱡뱡면은 얇게 편 수제비에 가까운 식감이 난다. 

크기가 큰 만큼 뱡뱡면은 한 번에 여러 가닥을 후루룩 먹기 힘들다. 한 가닥씩 집어 적당히 끊어 먹어야 해서 면 요리의 또 다른 즐거움인 면치기를 할 수 없다는 게 조금 아쉽지만, 고추기름이 잔뜩 묻은 면발을 입 안 가득 넣고 씹었을 때의 탄력을 즐기는 것도 색다른 경험이다.

 

오늘도 완식. 그릇이 커서 그런지 평소보다도 과식한 느낌이다.

개인적인 평가는 5점 만점에 4.5점.

국내에서도 좀처럼 맛볼 수 없는 이색적인 면 요리라는 점에서 한 번쯤은 먹어볼 만한 가치가 있는 음식이라고 생각한다.

대시안에서는 스푸파에서 일명 '삼진세트'라는 이름으로 소개했던 또 다른 음식인 량피, 로지아모도 함께 판매하는 곳이므로 꼭 한 번 방문해 보길 바란다.

(이전에는 탄산음료인 빙펑도 판매했었다고 하는데, 지금은 일반적인 탄산음료만 판매한다. 아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