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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대] 함박 스테이크의 기준. 홍대 '코너 스테이크' - 청양 트러플 함박 본문

고독한 애어른(음식 탐방)

[홍대] 함박 스테이크의 기준. 홍대 '코너 스테이크' - 청양 트러플 함박

카이마스 2020. 1. 25. 16:55

개인적으로 지금까지 먹어본 음식 중에서 식당에 따라 가장 맛의 고저차를 크게 느낀 음식은 '함박 스테이크'였다.

냉동식품 같은 퀄리티에 12000원을 받는 곳도 가봤고, 일반 체인점의 메뉴였음에도 상당히 만족스러웠던 곳도 있었다.

오늘은 그 중에서도 함박 스테이크란 이래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된 식당인 '코너 스테이크'에 대해 소개하고자 한다.

 

 

필동에 본점을 둔 '코너 스테이크'는 '백종원의 골목식당'에도 방영된 적이 있어서 더 잘 알려진 곳이다. 그래서인지 홍대 분점도 오픈 시간 전부터 사람들의 대기줄이 늘어선 곳이지만 내가 방문한 시간은 점심시간대를 넘긴 1시 30분 쯤이었기 때문에 다행히 대기줄은 없었다.

 

처음 방문하면 입구를 찾기가 애매할 수 있는 '코너 스테이크 홍대점'. 사진의 좌측 우편함이 보이는 곳이 입구다.

전에 방문했을 때는 '투움바 함박'을 주문했었는데, 이 메뉴는 반드시 파스타 면을 추가해야 한다고 생각할 정도로 맛있었다. 뭘 주문할까 하다가 전에는 없던 추가 메뉴인 '청양 트러플 함박'을 주문했다.

원래 크림소스를 별로 선호하지는 않지만 청양고추의 매운맛과 어울리게 되면 어떤 맛일지 궁금해졌다.

 

청양고추 + 크림소스 + 트러플 오일의 완벽한 조율, '청양 트러플 함박'(9500원).

처음 음식이 나왔을 때에 생각보다 진한 크림소스의 향이 느껴졌다. 청양고추가 들어갔기에 좀 더 알싸한 향이 날 거라 생각했지만, 청양고추도 위에 채로 쳐서 올라간 게 전부인 것처럼 보여서 조금 느끼하겠다며 실망했었다.

하지만, 크림소스를 살펴보니 생각보다 많은 양의 청양고추가 썰어져 들어가 있었다.

위에 고명처럼 올려진 생고추가 아닌, 고추 장아찌에서 짠 맛을 빼고 알싸함만 남긴 듯한 고추가 크림소스와 어우러져 첫 맛은 크림소스의 부드러움을, 뒷 맛은 고추의 알싸함이 느끼함을 줄여주면서 입 맛을 돋우는 조화가 너무나 좋았다.

함박의 고기 역시 수제인 만큼 고기가 딱딱하지 않고 포크만으로도 쉽게 잘라낼 수 있어서, 부드럽게 풀어지는 고기 패티의 육즙이 트러플 크림소스 + 고추와 어우러지면서 끊임없이 입 압으로 들어가는 중독성으 자아냈다.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내가 크림소스를 선호하지 않는 이유가 '느끼함' 때문이었는데, 그 부분을 정확하게 잡아낸 맛이었다. 식탁에 놓인 타바스코 소스를 뿌려 좀 더 매운맛을 더해보았는데, 개인적으론 소스를 뿌리지 않는 쪽이 고추의 알싸함이 더 분명하게 느낄 수가 있어서 좋았었다.

 

소스까지 싹 비워서 완식.

개인적인 평가는 5점 만점에 5점.

'함박 스테이크'란 건 본디 이래야 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하게 된 곳

내 주위엔 아직까지 함박 스테이크는 '어린이용 음식'이라는 편견을 지닌 사람들도 있는데, 누가, 어떤 재료로, 어떻게 요리하느냐에 따라서 '함박 스테이크'는 충붕히 고급스러운 음식이 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식당이었다.

 

이날의 후식. 오레오 츄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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