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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 비 오는 날엔 역시 칼국수. 용산 '문배동 육칼' - 육칼 본문

고독한 애어른(음식 탐방)

[용산] 비 오는 날엔 역시 칼국수. 용산 '문배동 육칼' - 육칼

카이마스 2021. 3. 22. 23:59

토요일 아침부터 비가 주룩주룩 내리길래 내심 점심에 명동교자 칼국수를 먹겠노라 생각했던 찰나, 비 오는 거리 산책도 할 겸 새로운 맛집도 찾을 겸 일찍 집을 나섰다. 집 근처 스타벅스에서 아메리카노 한 잔과 함께 검색하던 중, 육개장 칼국수 맛집이라는 '문배동 육칼'을 찾아냈다.

거리도 그리 멀지 않은 용산에 위치했던 터라 평소에는 하지 않는 아점을 먹기 위해 용산으로 향했다.

 

 

이른 시간부터 영업을 하는 '문배동 육칼'. 간판만 빼면 동네 노포같은 외형이다.

여기저기 산책하다가 도착한 시간은 오전 10시 30분. 상당히 어중간한 시간이었기에 두말할 것 없이 내가 첫번째 손님일 거라고 생각했지만, 이미 식당 안에는 4명, 2명 이렇게 두 그룹이 이미 식사 중이었다.

이곳의 주메뉴는 가게 명처럼 육칼. 단, 육칼을 주문하면 육개장과 칼국수 면(대) 만 나오고, 육개장을 주문하면 칼국수 면(소)에 공깃밥이 추가된다. 두 메뉴 간의 가격차는 동일하게 9000원 이므로 취향 따라 주문하면 된다.

밥보다 면이 좋은 나는 육칼을 주문했다.

 

비에 차가워진 몸을 녹이는 따끈한 육칼(9000원). simple is best를 보여주는 듯한 구성이다.

주문하고 얼마 되지 않아 곧바로 나온 육칼.

밑반찬으로는 깍두기, 호박/숙주/미역줄기 나물, 배추김치가 나왔는데, 개인적으로 육개장 같은 국밥 메뉴에는 굳이 다양하게 밑반찬이 나올 필요는 없다고 생각하는 만큼, 딱 적당한 반찬구성이었다.

육개장 건더기도 잘게 찢은 고기, 파, 고사리로 심플한 구성이다.

국물은 끝에서 칼칼하게 올라오는 매운맛이었고 살짝 걸쭉한 느낌이 있었다. 비교하자면 용산 히비의 히비커리누들 정도의 눅진함이었다.

면 종류 음식 중에서도 칼국수는 면을 후루룩 빨아들였을 때 국물이 함께 입 안으로 들어올 수 있도록 살짝 걸쭉해야 더 맛있기 때문에 아주 맘에 드는 국물이었다.

면도 막 삶아내어 불지 않아 쫄깃한 식감이 잘 느껴졌다. 칼국수 면은 한 번에 다 넣으면 녹말 때문에 국물이 지나치게 걸쭉해질 수 있으므로 2~3번에 걸쳐 나누어서 말아먹는 걸 추천한다. 실제로 가게 내에서도 이렇게 먹어야 맛있다고 수저통에 설명 문구를 적어놓았다.

 

깔끔하게 국물까지 완식.

개인적인 평가는 5점 만점에 4점.

적당한 가격과 맛으로 비 오는 날에 든든하게 속을 채워주는 음식이었다.

너무 과하지도, 너무 부족하지도 않은 호불호가 없는 맛을 잘 나타내는 맛집이었다.

P.S : 내가 음식을 다 먹고 나왔을 때의 시간이 막 11시가 다 되었을 때였는데, 이때부터 사람들이 몰려들기 시작했다. 되도록이면 점심시간대의 방문은 무조건 대기줄을 서야 한다는 생각으로 방문해야 할 것 같다.